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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이 행성에서 제외된 이유 (IAU 정의, 유사 천체, 궤도 특성)

by FORCEINFO 2025. 9. 17.

 

명왕성은 1930년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에 의해 발견된 이후,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으로 오랫동안 인류의 상상과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해 왔다. 그러나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이 새로운 행성의 정의를 공식 채택하면서 명왕성은 ‘행성’의 지위를 잃고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재분류되었다. 이는 단순히 명왕성이 작아서가 아니라, 태양계 외곽 천체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과학적 기준의 정립 과정에서 내려진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이 글에서는 명왕성이 행성에서 제외된 구체적인 이유를 세 가지 측면, 즉 행성의 정의 변화, 외곽 천체 발견 증가, 명왕성 궤도의 독특한 특성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국제천문연맹(IAU)의 행성 정의 변화

2006년 이전까지는 “행성”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다. 천문학자들은 관습적으로 태양을 도는 큰 천체들을 행성이라 불렀지만, 태양계 외곽에서 명왕성과 비슷하거나 더 큰 천체들이 발견되면서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IAU는 2006년 체코 프라하 총회에서 행성의 정의를 공식적으로 확립했다. IAU의 정의에 따르면, 행성이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1. 태양을 공전할 것
  2. 자체 중력으로 둥근 형태를 이룰 것
  3. 공전 궤도 주변을 지배적으로 정리할 것

명왕성은 태양을 공전하고, 자기 중력으로 구형에 가까운 형태를 유지한다는 점에서는 조건을 만족했다. 하지만 세 번째 조건, 즉 궤도 주변의 다른 천체를 제거하거나 중력적으로 지배해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명왕성의 궤도는 수많은 소형 천체들이 함께 분포하는 카이퍼 벨트 내에 포함되어 있으며, 명왕성이 이들을 정리할 만한 중력을 가지지 못한 것이다. 이 때문에 IAU는 명왕성을 행성이 아닌 ‘왜소행성’으로 재분류했다.

명왕성과 유사 천체들의 잇단 발견

명왕성이 재분류된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태양계 외곽에서 명왕성과 유사하거나 심지어 더 큰 천체들이 잇달아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2005년 발견된 에리스(Eris)는 명왕성과 거의 같은 크기 또는 더 큰 질량을 가진 천체로 밝혀졌다. 만약 명왕성을 행성으로 인정한다면, 에리스 역시 행성으로 포함해야 하고, 그 외에도 마케마케(Makemake), 하우메아(Haumea) 등 카이퍼 벨트의 여러 천체들이 행성 목록에 추가되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태양계의 행성 수는 기존 9개에서 수십 개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고, 행성이라는 개념은 지나치게 확장되어 버린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명왕성을 포함한 이러한 천체들을 기존의 행성과는 다른 부류로 분류할 필요성을 느꼈고, 결국 ‘왜소행성’이라는 새로운 범주를 만들게 되었다. 명왕성의 행성 지위 박탈은 퇴보가 아니라, 새로운 발견을 반영한 과학적 분류의 진보였다. 이는 단순히 명왕성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태양계의 전체 구조와 외곽 천체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 재정립이었다.

명왕성의 궤도 특성과 행성과의 차이점

명왕성의 궤도는 다른 행성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우선 명왕성의 궤도는 매우 이심률이 큰 타원형이다. 어떤 시기에는 명왕성이 해왕성보다 태양에 더 가까이 접근하기도 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비교적 원형 궤도를 유지하는 다른 행성들과 크게 다른 점이다.

또한 명왕성의 궤도는 황도면(태양계 행성들이 공전하는 기준 평면)에 대해 약 17도 기울어져 있다. 태양계 주요 행성들은 대부분 비슷한 궤도면을 공유하지만, 명왕성은 그 흐름에서 벗어나 있다. 이러한 기울어진 궤도는 명왕성이 행성으로 분류되기 어렵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차이는 중력 지배력이다. 행성은 자신이 위치한 궤도 주변의 소천체들을 끌어당기거나 제거해, 해당 영역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 그러나 명왕성은 주변의 수많은 카이퍼 벨트 천체들과 함께 공존하며, 이들을 정리할 만한 충분한 중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점이 바로 IAU가 명왕성을 행성으로 분류하지 않은 결정적 이유였다.

결론: 요약 및 Call to Action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에서 제외된 것은 단순히 크기가 작거나 멀리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과학적 기준의 엄격한 적용과 정의의 재정립에 따른 결과였다. IAU가 마련한 새로운 행성 정의, 카이퍼 벨트에서의 유사 천체 발견, 그리고 명왕성 궤도의 독특한 특성은 모두 명왕성이 기존 행성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변화는 과학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측과 발견에 따라 정의조차 변화할 수 있는 학문임을 잘 보여준다. 명왕성은 이제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었지만, 여전히 태양계와 우주의 기원을 탐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남아 있다. 향후 더 많은 탐사와 관측이 이루어진다면, 명왕성과 같은 외곽 천체들의 정체와 태양계 형성 과정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질 것이다.